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홍로가 햇살을 받아 반짝였고, 농민들의 손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올해 사과는 당도가 좋아요. 소비자들이 한입 베어 물면 아삭한 소리에 절로 웃음이 날 겁니다.” 수확에 바쁜 지영규씨가 건넨 한 마디에는 자부심이 담겼다.
괴산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에 큰 일교차를 가진 기후 조건 덕분에 당도와 향이 뛰어난 사과 산지로 꼽힌다.
특히 이맘때 수확하는 ‘홍로’는 새콤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으로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종 중 하나다.
지난달 문을 연 군자농협 농산물유통센터의 선별장은 요즘 그야말로 ‘사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확한 사과를 실은 트럭이 줄지어 들어서면, 컨베이어 벨트 위를 차례차례 이동한 사과들이 16단, 24단 자동 선별기를 거쳐 무게별로 깔끔하게 포장된다.
이렇게 선별된 ‘괴산 청정사과’는 전국의 도매시장과 대형마트로 향하며, 괴산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알린다.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약 7,200톤에 달했다. 군자농협에는 연풍·칠성·장연 지역 499농가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괴산 전체 사과 농가(814가구)의 약 61%를 차지한다.
재배 면적 역시 군 전체의 72%에 달해 괴산 사과 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농민들에게는 1년 농사의 성패가 걸린 결실의 계절이다. 연풍면의 지영규(53)씨는 “올해 여름은 날씨가 좋아 사과가 예년에 비해 더 크고 색도 곱다”며 “소비자들이 괴산 사과 맛을 보면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괴산군 관계자는 “유통센터 가동으로 농민들의 출하 편의성이 커지고, 표준화된 선별 포장으로 유통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청정 이미지에 걸맞은 품질 관리로 괴산 사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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