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평가 상위등급 기업들은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데, 기업의 동참만을 유도하기 위해 너무 후한 평가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CP 등급평가 결과'를 보면 공정위는 지난해 참여한 28개 모든 기업에 A 이상을 줬다.
최상위 등급인 AAA를 3개 사가 받았고, AA는 23개 사, A 등급은 2개 사가 받았다. 그 이하인 B, C, D등급을 받은 기업은 전무하다.
총 16개 기업이 참여해 25%인 4개 사가 B등급을 받았던 2022년 평가와 대비된다. 2022년 평가에서는 AAA 등급은 1개 사, 나머지 11개 사는 AA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평가에서 A 이상을 받은 5개 사는 최근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다. AA 등급을 받은 롯데칠성음료와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각각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CP의 평가는 공정거래조정원 산하 CP등급평가위원회에서 이뤄진다. 회사의 자율준수 실천 의지와 방침, 교육 프로그램과 모니터링시스템 유무 등 7개 평가항목에 대해 신청기업이 작성한 자료를 기초로 서류 평가를 하되, 현장·심층면접 평가를 병행해 이뤄진다.
A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에는 등급에 따라 직권조사 면제, 법 위반 사실 공표 명령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이에 더해 올해 평가 상위 기업은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도 받게 된다.
앞서 공정위는 2001년부터 운영해 온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를 2014년 삭제한 바 있다. CP가 소비자보호, 법 위반 예방이라는 취지에서 벗어나 제재 감경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후 공정위는 2022년부터 다시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 법제화를 추진했고, 지난해 법 제정을 마쳐 올해 6월 21일부터 시행했다. 같은 달 세부 기준 고시 개정까지 완료해 앞으로 AAA 등급을 받은 기업은 15%, AA 등급을 받은 기업은 10%의 과징금 감경을 받을 수 있다. 공정위 조사 시작 전에 사업자가 스스로 CP 운영을 통해 법 위반 사실을 발견해 중단하면 5% 추가 감경도 받는다.
공정위가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 부활을 예고한 이후인 지난해 평가에 참여한 기업 전원이 상위 평가를 받은 만큼, CP가 기업들의 과징금 에누리 수단으로 악용되면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의 법규 준수에 대해 관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강준현 의원은 "참여기업 전원이 A등급 이상을 받는 상황에서 천편일률적인 심사 기준으로 악용을 방지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기업들의 참여 독려를 위한 인센티브는 필수지만,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 의원은 "공정위는 기업들의 CP 참여를 독려한다면서도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플랫폼 기업의 참여는 1개 기업이 전부"라며 "플랫폼 기업들의 특성을 적용할 수 있는 평가지표들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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